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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와 함께 하는 시간의 여유

Kim's위크 2022. 9. 12. 20:42
위스키 관련 문서
  1. 한국에서 위스키 시작하기 : 발렌타인
  2. (좋은글) 위스키와 함께하는 시간의 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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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스카치블루 21년산
 

간혹 억울할 때가 있습니다. 열심히 살아온 결과가 앞으로 더욱 열심히 살아야만 할 뿐이라니! 나는 과연 무엇을 위해 그렇게 많은 날들을 인내하고 살아왔던 것인지. 쉴 틈 없이 앞만 보고 달려왔는데 결국 남는 것은 내게 의미가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앞섭니다. 세상을 즐기면서 산다는 것은 어느 것일까요. 행복한 경험은 정말 이렇게나 잠깐이고 다 잊혀 가는 것이라면 좀 허무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덜컥 걱정으로 변합니다. 진작 나를 좀 챙길 걸 하는 생각도 들지만 과연 어떻게 하는 것이 나를 신경 쓰고 보듬는 것인지 막막하기도 합니다. 운동을 하고 건강식품을 챙겨 먹기도 하지만 결국 일하기 위한 준비일 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우울감을 끌어당깁니다. 즐거운 경험이라는 것은 어떻게 하는 것일까요. 어린 시절에는 모든 것이 즐거웠던 것 같았는데 말입니다.

나이가 들고 느끼는 점들이 여러 가지 있겠지만, 그 중 하나는 나이가 먹어도 정작 자신에게 뭐가 달라진 걸까 생각될 때도 있습니다. 점점 체력은 줄어만 가는데 예전에 생각했던 어른의 모습이 대체 어느 부분이 좋아 보였는지 기억나지 않기도 하지요. 아이였던 자신이 어른이 되었을 때 하고 싶은 것이 많았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어른은 어른으로서 더 많은 것들을 경험하고 감각하며 그 장단점을 표현하는 것을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어린아이가 외부에 갖는 신기함과 열정이, 어른이 되어 다정하고 섬세하게 바라보는 눈으로 변하는 것이 순리일 것이고 마치 예전의 내가 이러한 어른이 되길 바랐던 것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기호품을 이러한 관점으로 즐길 수 있다면 우리는 더 많은 것들을 느끼며 마치 감각의 부자가 된 것처럼 생각할 수도 있을지도 모릅니다.

아마 여러분은 커피나 와인 등 여러가지 기호품을 이미 좋아하시고 또한 거의 중독적으로 소비하고 계실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커피나 술 등을 마시면 마실 수록, 더 다채롭고 신선한 경험을 하고 싶어지는 것도 당연한 일입니다. 세밀하게 느낄 수 있다면 일상에서 즐거움을 더할 수 있을 것이겠지요. 커피에서 문득 느꼈던 견과류 혹은 캐러멜의 맛, 카카오의 맛. 또는 와인에서 느낄 수 있었던 타닌의 얼얼함과 신선한 과실향 같은 것을 여러 각도로 체험할 수 있다면 일상의 즐거움이 그치지 않고 계속해서 넓어지게 될 것입니다. 위스키는 오랜 시간 발전시켜 온 술이자 주류 문화로서, 이러한 지평의 확장을 크게 도울 수 있습니다.

여러 가지 기호품들. 강렬하지만 잘 인식이 안 될 때가 많다.

우리는 과연 무엇을 느낄 수 있는 걸까?

 

또한 시간과 여유가 줄어들고 술자리가 버거워지는 시기가 오면, 아무래도 건강 생각을 안 할 수 없으나 주위를 둘러보면 다들 몸에 안 좋은 것들뿐입니다. 담배는 고풍스럽고 하드보일드한 맛이 있지만 득실면에서 너무 손해가 많은 것 같고, 커피는 업무에 쫓기다 보면 서너 잔이 일상인 날들이죠. 높은 도수의 위스키가 그렇다고 건강 증진에 도움을 주지는 않겠지만, 절제하며 맛을 음미하는 중에 곁들이는 취기는 무분별한 술자리보다 심신에 부담이 덜 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즐거움에는 여러 즐거움이 있으나, 이제는 이러한 즐거움에 시간을 맡겨 볼 때입니다.

여러 가지 위스키들은 다채로움으로 개성을 뽐낸다

위스키는 오랜 시간 발전시켜 온 증류주로서 수많은 양조장에서 독자적인 향과 맛을 입히기 위한 노력 끝에 태어난 산물들입니다. 개중에는 우리에게도 익숙한 달콤함들이 있고, 또는 마치 매캐한 훈연을 입힌 것 같은 독특한 맛들도 있으며, 밀과 목초지를 연상시키는 맛을 가진 브랜드들도 존재합니다. 물론 처음부터 이런 모든 것을 구분한다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계속되는 경험과 여러 제품을 느끼는 시도는 여러분의 미각을 깨어나게 할 겁니다. 그리하여 마치 조향사나 소믈리에처럼 맛에 대한 표현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아마 우리의 여유의 완성은 이런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자신의 세상이 점점 비좁아지고 자신의 자리가 대체 어떠한 의미가 있는지 고민되는 날들이 계속될 때, 위스키를 포함한 모든 기호품들이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공간을 마련하고 한 숨 크게 쉬며 자기 자신과 감각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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